넘어진 김에 꼭 쉬어가야 하나요?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만을 넘어서면서, 한 집 걸러 한 집에 확진자가 있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스스로 두문불출(杜門不出, 문을 닫고 나가지 않음)의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혹자는 어차피 현실이 이러니, 넘어진 김에, 엎어진 김에 좀 쉬어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보면,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두문불출한다고, 넘어져 있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기보다는 그래도 해야 할 일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사람은 넘어질 수 있지만, 넘어짐에 안주하면, 그 넘어짐은 오래 가고, 마침내 내 삶이 넘어짐에 함몰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팬더믹의 아픔이 극심해도, 넘어져만 있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넘어진 김에 넘어져 있는 영혼과 넘어졌지만, 그래도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나를 영적으로 재정비하는 영혼의 삶은 절대로 같을 수 없습니다. 이처럼 넘어진 중에도, 해야 할 일을 이어가는 영혼은 팬더믹 후의 삶이 당연히 달라질 것입니다.

넘어져 있는 시간일 수 있지만, 우리는 이 기간에 내 신앙과 기도, 구원의 확신과 영적 깊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넘어져 있기에,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고, 다시 책으로 돌아가고, 나를 바꿀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같은 시간이라도 동영상이나 TV로 소일하는 삶과 못 했던 것, 잃어버린 것을 찾아 회복하는 삶이 어떻게 같겠습니까? 문제는 이처럼 이왕 넘어진 김에 더 의미 있는 일을 행함은 내 각오와 결단이 아니라, 위로부터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합니다.

현재 팬더믹이 어떻게 변화될지, 언제 끝날지,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누구도 모릅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두문불출하고, 언제까지 넘어진 상황에 머물러 있어야 할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바라기는 넘어진 김에, 남은 내 삶에서 무엇을 할지,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지, 내 삶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깊이 고민하며 답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이왕 넘어져 있는 시간이지만, 이것이 무의미하게 흘러간 시간이 아니라, 일보 후퇴하여 이 보를 전진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Categories: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