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믹 중 두 번째 추석을 맞으며

한국은 삼국시대 이후로, 한가위, 추석을 민족 최대 명절로 지켜오고 있습니다. 추석은 가을 추수를 끝내기 전 덜 익은 쌀로 만든 별미인 송편과 햇과일을 진설하고 나누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소망할 정도로 모든 것이 넉넉하고 풍성한 절기입니다. 한국인은 그렇게 풍성함으로, 조상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고 이웃과 넉넉한 정을 나누는 전통이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추석이면 어른들을 찾아서 인사하고, 감사를 표하기 위해, 민족의 대이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민자에게 추석은 그 고유의 의미보다, 멀리 떨어진 고향과 자주 뵙지 못하는 부모님을 그리워함이 가장 깊은 시기입니다. 때로는 이민자의 삶이 너무 바쁘고 분주해서, 추석인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고국과 멀리 있다고, 언어와 상황이 다르다고 아예 무관심으로 일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는 21일, 팬더믹 중 두 번째 추석을 맞으며, 위축됨과 외로움에 빠져 있지 말고, 한국과 타주에 계신 가족과 안부를 나누며, 서로 따뜻함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한가위가 조상과 가족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절기이기에, 가족을 한 번 더 생각하여 연락할 수 있다면, 삶의 많은 위안이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우리 자녀가 미국에서 태어난 2세이기에, 조부모와 할 말도 없고, 언어도 불편하지만, 그래서 계속 멀어지기보다, 그래도 어른들을 챙기는 선한 태도를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비록 작아 보이지만, 그렇게 어른들에게 인사드림이, 이기적이고 핵가족화되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고, 우리 자녀들이 가족을 생각하며 성장하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한국과 타 주, 멀리 있는 가족과 서로 연결되고 교류할 수 있다면, 어른들, 우리 가족, 우리 자녀 모두가 끈끈한 소속감을 체험할 것입니다. 성경은 부모와 어른을 사랑으로 챙기는 영혼이 땅을 차지하고 이 땅에서 장수하는 복을 약속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가족에게 인사하고 연락했다는 사실보다, 인사하고 연락하는 그 마음을 더 소중히 여기실 것입니다. 팬더믹 중 맞이하는 두 번째 추석인데, 멀리 있는 가족을 한 번 더 챙기고, 사랑을 전해서, 더욱 복된 가정을 이루어가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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